시민행정신문 이정하 기자 |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제8차 세계 및 전통종교 지도자대회는 ‘아스타나 평화선언 2025’를 채택하며 막을 내렸다. 이번 선언은 평화, 지속가능발전, 문화 간 대화의 세 축을 중심으로 국제협력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 현대 종교외교의 핵심 문서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에는 약 60개국 100여 개 대표단이 참가해 문명 간 대화를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카자흐스탄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개회식에서 지정학적 갈등, 하이브리드 전쟁,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심화되는 시대 속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인류의 ‘도덕적 나침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본 대회가 열린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독보적 국제 플랫폼이며, 선언문이 유엔 총회 공식 문서로 배포됨으로써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특히 종교적 성지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평화를 위한 글로벌 운동 추진과 유엔 및 지역기구와의 협력 강화 등 실천적 구상도 제시되었다. 이번 선언은 종교 간 대화를 단순한 상징적 교류에서 벗어나, 갈등 예방과 신뢰 구축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격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은 대한불교조계종 대표단을 파견하여 종교 간 대화에 적극 참여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대신해 정범스님이 참석했으며, 문정스님은 청년포럼에서 ‘평화로운 공존과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논의에 참여했다. 특히 정범스님은 선 명상을 통한 내면의 평화가 세계 평화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자비와 지혜에 기반한 공존의 가치를 제시했다.
아스타나 평화선언 2025는 유엔과의 협력 강화, 종교적 성지 보호, 교육을 통한 급진화 방지, 청년과 여성 참여 확대, 종교의 오용 방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테러리즘은 어떠한 종교와도 결부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종교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선언은 인공지능 윤리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의제를 포함하며, 종교 지도자들이 기술과 환경 문제에 대해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AI 윤리에 관한 종교 간 위원회’ 설립 제안은 인간 중심의 기술 발전 모델 구축을 위한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선언은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국가 간 협력 확대의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교류, 학술 협력, AI 윤리 연구, 기후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C5+K 협력 틀 속에서 인문·인도적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결국 아스타나 평화선언 2025는 종교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통합의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성과다. 영성과 외교, 기술과 책임이 결합된 새로운 글로벌 협력 모델이 형성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역시 그 중심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