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김학영 기자 | 경당문노耕當問奴는 어떤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 일을 직접 해보고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많이 배운 사람이 모든 것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책으로만 배울 수 없는 지혜가 있다.
논밭의 사정은 평생 흙을 만진 농부가 잘 알고, 바다의 변화는 오랜 세월 배를 탄 어부가 잘 안다. 기술의 문제는 현장의 기술자가 알고, 삶의 무게는 직접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이 안다.
아는 것이 지식이라면,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지혜다. 아는 척하는 사회보다 묻는 사회가 강하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간다.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정보가 많다고 반드시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몇 줄의 정보를 읽고 전문가처럼 말하거나, 현장을 알지 못하면서 책상 위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한다면 그 판단은 현실과 멀어질 수 있다.
정치와 행정도 국민에게 물어야 하고, 기업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지도자는 자신보다 그 일을 더 잘 아는 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높은 자리에 있다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일을 맡은 사람일수록 더 많이 묻고 더 깊이 들어야 한다.
묻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겸손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모른다는 말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숨기는 순간 실수가 시작되고,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배움이 시작된다.
불교 수행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고집하면 마음의 문은 닫힌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경청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새로운 지혜가 들어온다. 빈 그릇에 물을 담을 수 있듯, 자신을 낮추는 마음에 지혜가 담긴다.
「경당문노」가 현대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울림은 바로 현장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정책을 만들 때는 국민의 삶을 살펴야 하고, 교육을 이야기할 때는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농업은 농민에게, 산업은 현장 근로자에게, 문화예술은 예술인에게 물어야 한다.
회의실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현장에서는 보인다. 진정한 지도자는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고,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 지혜를 하나로 모을 줄 아는 사람이다.
세 번 묻고 한 번 결정하라 말하기보다 듣기가 어렵고, 가르치기보다 배우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중요한 일을 앞두었다면 먼저 물어야 한다. “내 생각이 정말 옳은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한 번 더 묻는다고 권위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판단 하나를 막을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담화총사 한마디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다.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것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농사는 농부에게 묻고, 길은 걸어본 사람에게 물으며,
세상의 일은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물어라.
귀를 낮추면 지혜가 들리고,
마음을 낮추면 사람의 진심이 보인다.
잘 묻는 사람이 잘 배우고,
잘 듣는 사람이 마침내 큰일을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