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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 " 한국 사실주의의 거장 구자승작가" 초대개인전 열려

- 따뜻한 사색에 잠기게 하는 매력과 감성적 서정미
- 선화랑에서 11월 25일까지 전시

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숨을 쉬는 그림, 그 대상들이 주는 더 미세한 호흡으로 한국 구상화단에 뚜렷한 족적을 남겨온 사실주의(Realism) 화가 구자승(b.1941)작가의 초대개인전이 선화랑(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길8)에서 11월 25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선화랑은 1983년 갤러리와의 첫 전시 통해 인연을 맺은 이래, 그의 기념비적인 전시로, 이번 전시에서는 정물화, 인물화,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50여점이 출품되며, 특히 일상 속 사물을 주제로 한 정물화에 집중했던 그의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절제된 구성과 구도, 소재의 집중화, 동양화의 여백 개념에 근거한 독특한 비움의 표현은 작가만의 시그니처로, 배경 없는 정물, 맑고 현대적인 색감, 이지적인 배치, 절제된 표현으로 구자승의 작품은 아주 현대적이다. 작가는 풍경, 정물, 인물 등 모든 대상을 화면에 담지만, 특히 그의 꽃 그림은 따뜻한 사색에 잠기게 하는 매력과 감성적 서정미를 지닌다. 프랑스 미술 비평가 호제뷰이어는 “구자승의 그림은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것 같은 감상을 불러일으킨다”며 극찬했다.

 

 

 

정물의 형식을 통해 존재와 시간의 본질을 탐구해온 사실주의 회화의 거장 구자승작가는 “작업은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메마른 나무상자, 흰 보자기, 바랜 주전자, 비워진 술병 같은 일상의 사물들은 이미 생명을 잃은 듯 보이지만, 그의 화면 안에서 다시금 숨을 쉰다.

 

 

 

구자승 작가는 정물화의 오랜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자신만의 독창적 지평을 열어왔다. 한때 그의 회화는 도시적 세련미를 지닌 차가운 구상회화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적 속에 스며든 따뜻한 숨결과 투명한 빛이 있다. 극도로 절제된 화면은 오히려 현실을 넘어선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사물의 본질을 응시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빠른 속도와 이미지 소비가 지배하는 시대에 그의 작품은 ‘멈춤’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가 일상의 사물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시간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구자승 작가는 상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등을 역임하며 한국 현대미술계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싸롱비올레 은상, 몬테카를로 국제 현대미술제 조형예술상, 세계 평화 교육자상, 오지호미술상, 올해의 최고 예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김환기미술관, POSCO, 프랑스 쇼몽시립미술관, 청와대, 한국은행, 삼성, 삼양사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