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전득준 기자 | 들판과 바다, 산과 같은 자연의 장면들을 중심으로, 시간의 층위가 차곡차곡 쌓인 회화적 풍경을 보여주는 이주희 개인전 《겹겹의 계절 / Season Upon Season》 전시가 TYA GALLERY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28)에서 06.22 (일)까지 열리고 있다.
계절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그 변화 속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감정의 잔상이 남는다. 작가는 자연의 색과 결, 풍경의 흐름을 통해 이 여운을 화면 위에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오일을 배제하고, 뻣뻣한 붓으로 거친 물감을 캔버스에 얹습니다. 부드러운 터치보다는 단단한 질감을 남기며, 위의 색 사이로 아랫색이 은은히 비치게 표현 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자연을 관찰하고 기억하는 방식, 그리고 그 기억을 다시 꺼내 재인식하는 태도와 연결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지점은 바로 ‘지평선’입니다. 작가는 화면 아래에서 시작한 붓질을 위로 확장시키며, 화면 가장자리에는 얇은 선을 남기고 있는데, 그 선은 시선이 머무는 여백이며, 동시에 감정과 기억이 열리는 통로이기도 하다.
작가는 건축을 전공했고, 현재도 건축과 회화를 병행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구조적인 구도 안에서 자유롭게 감각을 쌓아올리는 방식은, 회화 속 자연의 구성에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작품은 물감이 층을 이루고, 붓질은 결을 따라 수평적으로 이어지며, 그 위에 흐르는 색은 계절의 흔적을 품고 있는데, 특정한 장소를 재현하기보다는, 계절의 감정이 켜켜이 남긴 풍경의 잔상이다
자연의 이미지와 그날의 감정, 그리고 캔버스가 끊임없이 교감하며 새로운 자연으로 표출된다. 표현 방식 또한 자연을 닮은 거칠고 자연스러운 질감을 선호한다. 오일은 일절 섞지 않고 꾸덕한 상태의 물감을 캔버스에 얹어유화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부드러운 붓보다는 뻣뻣한 붓을 사용해 힘 있는 선을 표현한다. 위의 색 사이로 아래색이 묘하게 비치며 풍경의 깊이를 만들어 준다. 담담히 담아낸 자연의 모습이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머물 수 있는, 조용한 장면으로 여유를 음미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 주 희
2019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졸업
* 전시
- 단체전 다수 (인사아트센터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전), 하랑 갤러리 (신인작가 공모 기획전),
갤러리 루벤, 갤러리 반포대로5 등)
- 아트페어 다수 (BAMA, 예술의전당 청년미술상점, 아트광주, 아트대구 등)
- 기타 (케이옥션 프리미엄 경매)
* 인터뷰
- 케이옥션 아르떼케이, 작가를 만나다 <고요히 그리고 담담하게, 작가 이주희>
- 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10] 이주희 - 유화의 깊은 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