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강갑수 기자 |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오는 8월 5일 오후 7시 30분, 북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체임버 시리즈 Ⅲ : 거장의 금고’를 무료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향이 지역 공연장과 협력해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실내악 무대로 기획됐다.
바이올린 곽유정(차석), 김나영, 비올라 최민정(수석), 첼로 배규희가 참여해 베토벤 ‘현악 4중주 제4번’과 베르디 ‘현악 4중주’를 연주한다.
두 거장의 대표작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실내악 작품을 통해, 이들의 또 다른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의 전반부는 ‘고전의 거장’ 베토벤의 ‘현악 4중주 제4번’으로 시작한다.
그의 초기 현악 4중주 여섯 곡 가운데 유일하게 단조로 작곡된 이 작품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형식과 감정 표현에서 독자적인 색채를 드러낸다.
진중한 비극성과 유머, 역동성과 서정이 교차하는 이 곡은,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향하는 전환기의 베토벤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악장은 첼로의 빠른 리듬 위에 바이올린이 어두운 주제를 얹으며 시작되고, 점차 거칠고 역동적인 흐름으로 전개된다.
2악장은 푸가 형식의 느린 스케르초로, 스타카토 리듬과 대위법적 유희가 돋보인다.
3악장은 단조의 미뉴에트인데 고요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트리오에서 장조로 전환돼 일시적인 해방감을 선사한다.
4악장은 활기찬 알레그로로 장단조의 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형성하며, 종결부에서 확신에 찬 마무리로 곡을 끝맺는다.
후반부에는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가 작곡한 유일한 실내악 작품인 ‘현악 4중주’가 연주된다.
이 곡은 1873년, 나폴리 산칼로 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 초연 준비 중 소프라노의 건강 문제로 공연이 연기된 틈을 타 작곡됐다.
베르디는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열린 비공식 연주회에서 이 곡을 처음 선보였으며, 즉석에서 관객의 앙코르 요청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비록 베르디 본인은 한동안 출판을 망설였지만, 1876년 파리와 밀라노에서 정식으로 출판되어 공연에서 자주 연주되기 시작했다.
1악장은 소나타 형식의 극적인 서곡으로, 대조적인 두 주제가 교차하며 음악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2악장은 우아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감정의 미묘한 파동을 담아내며, 차분한 분위기를 이끈다.
3악장은 빠르고 활기찬 스케르초로, 첼로의 애수 어린 선율과 경쾌한 피치카토가 대비를 이룬다. 마지막 악장은 고전적 푸가 형식이다.
정교한 대위법과 유머러스한 음악적 대화가 어우러져 베르디의 뛰어난 작곡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올해 ‘DSO 체임버 시리즈’는 접근성 좋은 지역 공연장과 협업해 더 많은 시민과 깊이 있는 음악을 함께 나누고자 기획했다”며,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과 베르디 두 거장의 현악 4중주를 통해 고전과 낭만, 기악과 오페라 감성이 어우러진 음악 여정을 선보인다.
베토벤의 작품은 젊은 시절 실험정신과 감성이 깃든 초기 실내악의 정수이며, 베르디의 4중주는 극적인 표현과 서정성이 기악 형식 안에서 돋보인다. 오케스트라 무대와는 달리 실내악 특유의 긴밀한 호흡과 섬세한 울림을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시립교향악단 ‘체임버 시리즈 Ⅲ : 거장의 금고’는 (재)행복북구문화재단 누리집에서 1인당 4매까지 무료 예약할 수 있다. 만석 시 입장이 제한되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한편, 대구시향의 ‘체임버 시리즈 Ⅳ’는 9월 2일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