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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총사 칼럼] "봉안은 복지가 되고, 도량은 공공이 된다."

- ‘천년의 뜰’이 제시하는 새로운 장묘 문화의 방향

시민행정신문 이준석 기자 |  고령사회와 핵가족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오늘날, 장묘 문화는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의 선택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복지, 도시 구조, 세대 관계가 맞물린 공공의 과제다.

 

 

과거 선산 중심의 매장 문화는 관리 주체의 소멸, 접근성 문제, 환경 부담이라는 현실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화장과 산골이 대안으로 제시되었지만, ‘기억이 머무를 자리’가 사라진다는 또 다른 공백을 남겼다.

 

이 지점에서 사찰 봉안당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봉안은 사적 선택이 아니라 공적 안정 장치다.

사찰 봉안은 유골의 안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지속성에 대한 해법이다. 공익법인 사찰이 직접 운영하는 봉안당은 운영 주체의 안정성, 장기 관리 가능성, 분쟁 최소화라는 측면에서 일반 민간 시설과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천년의 뜰’은 개인 계약 중심의 시설이 아니라, 도량이라는 공적 구조 속에 봉안을 위치시킨 사례다. 이는 사후 관리의 책임을 가족에게만 전가하지 않고, 공동체가 분담하는 방식이다.

 

핵가족 시대, 봉안은 새로운 효의 형태다.

자녀 수는 줄고, 가족은 흩어졌다. 전통적 기제사와 성묘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봉안은 ‘불효의 대안’이 아니라 현실적 효의 진화다.

 

사찰 봉안은 날씨·거리·세대 단절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언제든 찾아뵐 수 있는 물리적·정서적 거점을 제공한다. 이는 고령자에게는 안심을, 자녀 세대에게는 지속 가능한 책임 구조를 만든다.

 

 

‘천년의 뜰’이 가진 정책적 의미

‘천년의 뜰’은 장묘 공간을 소비재가 아닌 공공 자산으로 다루는 모델이다.

 

- 장기 안치 전제 구조
- 사찰의 일상 기도·법회와 연동된 관리 시스템
- 개인 봉안을 공동의 기억으로 전환하는 설계

 

이러한 요소는
장묘 시설을 도시 외곽의 혐오 공간이 아니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사회적 완충지대로 재정의한다.

 

남기는 방식이 사회의 품격을 만든다.

장묘 문화는 한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준다. 어떻게 떠나는가보다, 어떻게 남기는가가 중요해진 시대다.

 

‘천년의 뜰’은 개인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남은 이들이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억을 정돈해 주는 구조다.

 

이는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무상無常을 받아들이되, 인연은 끊지 않는 방식이며,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가족 해체 시대의 새로운 안전망이다.

 

 

봉안은 종교를 넘는 공공 해답이다.

사찰 봉안당은 불자만의 선택이 아니다. 이는 고령사회가 요구하는 지속 가능성, 관리 안정성, 세대 연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현실적인 해법이다.

 

‘천년의 뜰’은 종교 시설이 사회 문제에 응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장묘 정책의 미래를 조용히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