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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정스님의 “한 생각에도 머물지 말라.”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일이 아니라 생각이라고...

시민행정신문 김학영 기자 |  생각은 쉼 없이 일어나고, 우리는 그 생각 하나에 몸과 마음을 붙들린다. 기쁜 생각에 머물면 곧 불안이 따르고, 괴로운 생각에 머물면 그 괴로움이 나를 이끈다.

 

그래서 선에서는 말한다. 염념무주念念無住 한 생각, 한 생각에 머물지 말라.

 

 

여기서 말하는 ‘무주無住’는 생각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생각을 막으라는 뜻도 아니다. 다만 그 생각을 ‘나’로 삼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생각은 구름과 같고, 마음은 하늘과 같다. 구름이 지나가도 하늘은 다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구름 하나를 붙잡고 “이것이 나다”라고 할 때 그때부터 하늘은 흐려진다.

 

기억도 그렇고, 후회도 그렇고, 기대도 마찬가지다. 한 생각에 머무는 순간 그 생각은 집이 되고, 집이 되면 우리는 거기서 살기 시작한다.

 

염념무주는 집을 짓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생각이 일어나면 그냥 알아차리고, 알아차렸다면 놓아주라는 말이다.

 

기쁜 생각에도 머물지 말고, 괴로운 생각에도 머물지 말라. 좋은 생각이라 붙잡으면 그 또한 집착이 되고, 나쁜 생각이라 밀어내면 그 또한 속박이 된다.

 

선에서는 말한다. “지나가게 두어라.” 지나가면 생각은 생각으로 돌아가고, 마음은 본래의 자리를 되찾는다.

 

염념무주란 무심이 아니다. 도망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또렷하게 깨어 있는 상태다.

 

한 생각이 일어나면 그것을 보고, 그 다음 생각이 오면 또 그것을 본다. 붙잡지 않고,
밀어내지 않고, 그저 흘려보낸다.

 

그럴 때 생각은 나를 끌고 가지 못하고, 삶은 다시 내 발밑으로 돌아온다.

 

부처님의 수행은 생각을 비우는 수행이 아니라 생각에 묶이지 않는 수행이다. 염념무주란 바로 그 자유의 이름이다.

 

오늘 하루, 수많은 생각이 오갈 것이다. 그때마다 이 한마디를 마음에 두어라.

 

“머물지 말자.”

 

그 한마디가 지금 이 순간을 가볍게 하고, 삶을 조금 덜 흔들리게 할 것이다. 생각은 지나가고, 나는 남는다. 이것이 염념무주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