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기자 | “과거 시험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장원급제의 기운을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경상국립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가좌캠퍼스 고문헌도서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경남 선비 진우, 장원급제에 도전하다’라는 주제로 기획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는 9월 1일 시작하여 10월 24일까지 54일간 계속된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진시 이해를 돕기 위해 학예연구사가 직접 해설한다.
고문헌도서관은 “이번 기획전시는 학생들의 취업·시험 합격과 교직원의 승진, 청렴한 공직문화 확산을 기원하고, 고문헌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며, 고문헌을 기증한 문중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에서 ‘진우’는 경상국립대학교의 상징 마스코트인 ‘지누(GNU)’에서 착안한 가상의 청년 선비로, ‘진주의 벗(晋友)’이자 ‘진실한 친구(眞友)’를 의미한다.
전시장에는 지역민이 기증한 과거시험 답안지인 시권지(試券紙), 합격증인 교지(敎旨), 그리고 어사화와 같은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과거시험 준비 교재, 과거시험 준비물, 시권지 사례, 교지 사례, 공명첩 사례, 과거 시험에 급제하기 위한 노력, 과거 시험에서 부정행위, 과거급제의 기쁨과 영광 등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자료도 볼 수 있다.
특히 가상 인물 ‘진우’를 통해 과거시험 준비 과정의 고난부터 장원급제의 기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그림은 챗지피티(ChatGPT)를 활용하여 그렸다.
전시 자료를 종합하면, 조선시대 과거는 관리 선발 시험으로, 3년에 한 번 치르는 정기시에 최종 33명을 선발했다. 평균 6만 3000명이 응시했고 최고 15만 명까지 응시한 적도 있다. 과거급제를 위해서는 평균 30년 이상을 준비하여 최대 450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조수삼 같은 인물은 83세에 과거에 급제하고서는 “나도 60년 전에는 23살이었다”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90살에 급제한 인물도 3명이다. 1423년 9살에 급제한 남계영은 최연소 과거 합격자로 이름을 남겼는데 13살에 다시 합격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진주, 창녕, 함안 지역에서 과거 급제자가 많이 배출됐으나 서울 출신이 급제자의 36.4%를 차지해 예나 지금이나 서울 쏠림 현상은 비슷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문중도, 장원급제자를 많이 배출한 문중도 ‘전주이씨’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조선시대 주막거리, 경복궁, 성황당을 재현한 포토존, 시험 합격과 승진을 기원하는 소원 트리, 조선시대 벼슬살이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승경도 놀이, 모의 과거시험을 통해 장원급제의 기쁨도 체험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를 관람한 뒤 전시 내용과 관련한 시험을 치러 답안지를 제출하면, 전시회 끝난 뒤 추첨하여 과거시험 합격 교지와 호패를 수여하는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고문헌도서관 이정희 학예사는 “이번 기획전시는 ‘조선시대 과거 시험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이다.”라며 ‘각종 시험, 승진 등을 앞둔 대학 구성원과 경남도민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과거시험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장원급제의 기운을 받아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상국립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과거시험 관련 시권지와 교지 등은 올해 말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