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이준석 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가운데, 조용히 흐르던 시간이 다시 깨어났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튀르키예 정부가 대한민국에 기증한 ‘튀르키예 분수(Türkiye Fountain)’가 2025년 복원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물줄기를 틀며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
이 분수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로 맺어진 형제의 인연과, 올림픽이 남긴 평화의 정신이 함께 깃든 상징적 공간이다. 터키 전통 건축양식 ‘사디르반(Sadirvan)’을 기반으로 설계된 이 분수는, 물을 통해 나눔과 정화, 그리고 평화를 표현한다. 물은 흘러가되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되 끊어지지 않는다. 그 물길 위에 두 나라의 우정이 겹겹이 쌓여 있다.
설치 이후 30여 년 동안 이 분수는 올림픽공원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자리하며 시민들에게 쉼과 사색의 공간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세월의 흔적과 시설 노후화, 올림픽회관 리모델링 공사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가동이 중단되며 한때는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 침묵을 깨운 것은 복원이었다.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25년 원형 보존을 원칙으로 한 복원 사업을 추진했고, 마침내 분수는 다시 생명을 얻었다. 물은 다시 흐르고, 공간은 다시 숨을 쉰다.

복원된 튀르키예 분수는 과거의 유산을 현재로 되살리는 것을 넘어, 미래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외교’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6·25전쟁에서 시작된 양국의 형제애는 이 분수를 통해 시각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재현된다. 이는 단순한 역사적 기억을 넘어, 오늘날 문화외교와 평화 담론의 중요한 매개체로 기능한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그 정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국가와 국가를 잇는 다리는 때로는 거창한 조약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흐르는 물 한 줄기일지도 모른다.
담화총사 한 줄 논평
“흐르는 물은 멈추지 않는다. 진정한 우정 또한, 시간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