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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상국립대학교, ‘식물세포 소기관의 생체리듬 동기화 연구: 식물의 진화적 비밀 밝히기’

경상국립대학교 이상열 교수팀 《몰레큘러 플랜트》에 논문 게재

 

시민행정신문 강갑수 기자 | 원시세포의 진화적 흡수를 통해 구성된 오늘날의 식물체 내 세포 소기관들은 일주기 시간 변화를 반영한 생체시계가 각 소기관별로 존재하고 서로 동기화되어 있을까?

 

경상국립대학교 이상열 석좌교수 연구팀은 식물세포 내 소기관 간 생체리듬을 동기화시키는 산화·환원 단백질 연구에 대한 논문을 식물 과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몰레큘러 플랜트(Molecular Plant)》(IF:17.1) 1월 19일자(한국시각)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경상국립대 이상열 교수팀의 팽슬기 박사, 위성동 박사는 ‘진화적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기원의 식물세포 소기관에 일주기 변화를 인지하는 생체시계가 각각 존재하여 서로 동기화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식물체 내 낮과 밤의 변화를 인지하는데 하나의 생체시계만 존재하여 식물 생육을 조절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생체시계가 복잡하게 얽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밝힌 매우 중요한 사례이다. 이 결과를 활용하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식물세포 내 소기관들의 진화 연구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식물 생장 증진 등 우수한 품종 개발의 원천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열 교수팀은 “이 연구 결과의 실질적인 활용을 위해 토마토 등의 작물 도입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단백질과 유전자의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므로 산업적 가치가 대단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식물생체리듬연구센터(SRC, 센터장 김외연 교수)의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됐다. 논문명은 ‘산화·환원 조절 단백질인 NTRC를 매개로 한 식물 세포 내 엽록체의 산화·환원 리듬과 핵의 일주기 시계 간 동기화 조절 연구(NTRC mediates the coupling of chloroplast redox rhythm with nuclear circadian clock in plant cells)’이다.

 

특히 이 연구 결과는 순수하게 경상국립대에서 이뤄낸 ‘토종 국내 연구 성과’로서 경상국립대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한 사례이다. 주도적으로 연구를 수행한 팽슬기 박사와 위성동 박사는 이상열 교수 연구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식물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으로서 또 다른 독창적 연구를 수행하며 매우 우수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 연구 내용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낮과 밤의 일주기 변화는 생물체 내 복잡한 생체시계 시스템을 통해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대사(metabolic) 및 생리적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조절시킨다. 이 과정에서 생물체는 대사 과정과 일주기 시계(circadian clock)를 정교하게 통합하는 고도로 발달된 일주기 리듬이 진화됐고, 이는 다양한 생물학적 맥락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전사-번역 피드백 루프(Transcription-Translation Feedback Loop, TTFL)는 핵 내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대표적인 시계 조절 시스템으로, 다양한 종에서 보존되어 있지만 구성하는 요소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반대로, 정해진 TTFL 시계 시스템 과 독립적으로 모든 생명체에 추가적으로 산화·환원의 레독스(redox) 리듬이 존재하여 낮과 밤의 변화에 따른 활성산소종(ROS) 수준을 감지하여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을 나타내는 것이 보고됐다. 식물체 내 소기관 중 하나인 엽록체 내 2-Cys Peroxiredoxin(Prx)는 ROS 변화를 민감하게 인지하여 레독스 상태가 정확한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을 반영했다.

 

식물 엽록체는 원시의 시아노박테리아로부터 기원하여 긴 시간의 진화과정을 통해 현재의 소기관이 됐다.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박테리아 유전자는 핵 유전체로 전이되어 빛/어둠 신호 인식, 에너지 생산 등 관련된 중요 단백질들은 핵에서 발현 이후 엽록체로 다시 이동되어 임무를 수행한다. 빛 에너지를 화학적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광합성 기능은 식물세포의 레독스 상태와 그에 따른 성장 및 분화 과정에 관여한다. 특히, 광합성 동안 많은 ROS를 발생시킴으로써 엽록체는 세포의 레독스 항상성(redox homeostasis) 유지에 필수적이다. 이는 세포 내 엽록체 레독스 리듬과 핵 TTFL 시계 시스템 간 동기화를 위해 복잡한 조절 기작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식물세포 내 생리학적 및 대사 조절의 조화로운 조정을 위해 TTFL 시계 리듬과 대사체 의존적 엽록체 레독스 리듬을 통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세포 내 대사와 핵 내 TTFL 시계 리듬을 연결하는 조절 기작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기원의, 공간적으로 분리된 엽록체의 레독스 리듬과 핵 생체시계 리듬을 동기화할 수 있는 ‘일주기 조절자(Circadian modulator)’를 식별하여 소기관 간 연결된 기작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일주기 변화에 따른 산화·환원 준위에 따라 엽록체 내 존재하는 레독스 단백질인 NTRC의 발현이 일주기 리듬을 반영함을 확인했고, 이 유전자가 일주기 조절자로서 엽록체의 레독스 리듬과 핵 생체시계 인자들의 리듬에 영향을 주어 세포 내 공간적으로 분리된 두 소기관의 생체리듬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산화·환원 단백질이 공간적으로 구분된 엽록체와 핵의 서로 다른 생체리듬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대단히 중요한 학술적 의미가 있다. 이는 현재까지 발달한 과학적 기술로도 명확하게 증명하지 못한 식물세포 내 소기관들의 진화적 관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체시계와 연관된 생장 증진 등 우수한 품종 개발의 원천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어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 데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는 모델 식물에서 엽록체와 핵 간의 생체리듬 조절 기작에 대해 규명했지만, 향후 이러한 정보를 발판삼아, 현재 과학적 난제인 식물체 발생의 진화적 기원에 관한 세부적 연구 기반 마련과 토마토 등 작물의 연구로 생산성 향상 등 더욱 깊이 있는 연구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생명과학 기술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 연구팀 소개

 

논문을 지도한 이상열 교수는 “연구를 주도한 팽슬기 박사와 위성동 박사는 연구에 대한 집중력과 우수한 분석력을 보이는 연구자들이다.”라고 말하고 “협동으로 연구하고 그 과정을 활발하게 토의하는 등 공동연구를 수행했기에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루었으며 적극적인 팀워크로 임하려는 자세 또한 뛰어나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된다.”라고 칭찬했다.

 

이상열 교수팀은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번 성과 외에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스트레스로 생성되는 활성산소종(ROS)에 의해 기능이 조절되는 단백질의 특성과 식물의 스트레스 저항성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집중적으로 연구 및 발표하고 있다.

 

2004년 6월 《셀(Cell)》지에 논문을 발표한 것을 필두로, 리독스 조절에 의한 식물 생체방어 연구결과들을 《사이언스(Science)》와 《몰레큘러 플랜트 (Molecular Plant)》, 《네이처 플랜트 (Nature Plants)》,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Nature Communication)》, 《미국 왕립학회지 (PNAS)》, 《뉴 파이톨로지스트 (New Phytologist)》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했다. 또한 연구 결과와 관련된 특허를 등록하여 지식재산권의 확보 및 기술이전 등 다양한 업적을 쌓아 올렸다.

 

특히, 이상열 교수는 2004년부터 우리나라 최고 석학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서 선정되어 지난 10년간(2011-2020년) 약 1000억 원 규모의 연구사업인 ‘시스템합성 농생명공학사업단’ 단장직과 한국 최고의 생명과학 학술단체인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학회장(2015년)을 역임했다. 이후, 2022년 8월 은퇴하여 현재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임명되어 활발한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