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정신문 강갑수 기자 | # 다섯 자녀를 키우는 다둥이 맘입니다. 아이가 한 명, 두 명일 땐 사교육비 지출이 버틸 만했는데 3, 4, 5명이 되니 사교육 시킬 엄두가 나질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혼자서 공부하라고 두기엔 아이가 잘 따라가지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런을 알게 돼 좋았었는데 정작 소득 조건에 맞지 않아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다둥이도 지원해 주세요. - 다자녀 가구 학부모 -
다자녀가구 아동·청소년도 서울시 대표 교육사다리 ‘서울런’ 무료 수강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자녀가구의 사교육비 부담 실질적 완화는 물론 나아가 양육 환경 개선으로 저출생 문제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6~24세 취약계층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대표 약자동행정책이다. 온라인 강의, 1:1 멘토링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처음 도입한 ’21년, 회원 수 9천여 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3만 4천여 명이 서울런을 통해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부터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 시민 중 세 자녀 이상 다자녀가구의 초·중·고교생 둘째 자녀부터 ‘서울런’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런’이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교재 등이 지원되며, 1년간 약 7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후 확대 여부 및 방안 등을 확정한다.
실제로 그동안 서울런이 소득 기준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다자녀 가구 중 일부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구체적인 모집 일정과 세부 내용은 하반기 중 서울시 누리집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올해 5년 차를 맞은 ‘서울런’은 더 많은 시민들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소득 기준인 중위소득 50%를 60% 이하로 완화하고 국가보훈대상자, 북한이탈청소년 및 북한이탈주민 자녀, 가족돌봄청년, 아동복지시설 아동‧청소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문턱을 낮춰왔다.
실질적인 성과도 확인됐다. 지난 2년간 서울런 수혜 가구의 사교육비 감소율을 조사한 결과 ‘사교육비 지출 감소 가구’는 ’23년 42.1%에서 ’24년 52.4%로 많아졌고,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 절감 금액’도 ’23년 25만 6천 원에서 ’24년 34만 7천 원으로 9만 1천 원 늘었다.
또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서울런을 수강한 응시자 1,154명 중 782명이 대학에 합격했으며, 이 중 173명은 서울시 내 11개 주요 대학과 의·약학, 교대·사관학교 등 특수목적 계열에 진학했다. 전년 대비 41.8% 늘어난 수치다.
이 밖에도 서울런은 지난해 12월 충청북도와 평창군을 시작으로 올해 2월에는 김포시, 4월에는 인천시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전국런’으로 진화하며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동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다자녀가구 서울런 시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하 초록우산)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시와 초록우산은 ▲다자녀가구 대상 서울런 시범 사업 운영 ▲전국 초록우산 지부와 서울런 전국화 협력 ▲서울런 사업을 위한 사업비 지원 등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또 초록우산이 보유한 전국 지역본부(12개), 지부(63개)와 연계해 서울런의 전국 확산도 함께 모색,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민관협력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협약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과 다자녀가구 학부모도 참석해,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을 공유하며 서울런 확대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이의 미래가 환경에 의해 결정되어선 안되고 적어도 교육만큼은 누구나 공정한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런의 미션”이라며 “여러 아이를 정성껏 키우는 다자녀가정을 응원하고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서울런이 희망의 플랫폼이자 기회의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